2007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18년 전 이야기야. 평화로웠던 보성 앞바다에서 상상하기 싫은 끔찍한 사건이 터졌어. 주인공은 당시 만 69세였던 어부 오종근.

사건은 이랬어. 2007년 8월 31일. 여름 끝자락, 대학생 커플이 보성으로 여행을 온 거야. 풋풋한 19살 신입생 커플, 김 군이랑 추양한테 오종근은 "배 태워줄게, 어장 구경 시켜줄게" 이러면서 접근했어. 누가 이 말을 의심했을까? 낭만적인 여행의 추억이라 생각했을꺼야. 그런데 그 길이 지옥으로 가는 뱃길이었을 줄이야.
끔찍한 바다
커플을 자기 배에 태우고는 득량만 바다 한가운데로 갔어. 그러다 그 젊은 여학생의 몸을 보고는 갑자기 성적인 욕망이 발동한거지. 오종근은 방해가 되는 남자 친구를 먼저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대, 조용히 남학생 뒤로 다가가서는 양손으로 붙잡고 그대로 바다로 밀어버렸어. 바다에 빠진 남학생이 살려고 배 위로 올라오려고 발버둥을 치겠지? 오종근은 선박에 있는 삿갓대(긴 작대기 같은 거)랑 다른 도구들로 남학생의 머리, 어깨, 팔, 다리 할 거 없이 사정없이 내리치고 찍고 밀어버린 거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 어린 남학생은 그렇게 살해당했어.
그리고 남학생이 죽어가는 모습을 그 어린 여학생이 공포에 질려 눈앞에서 다 지켜본거야. 남학생을 죽이고 나서는 공포에 떨고 있는 여학생을 강제로 추행해. 여학생이 필사적으로 반항하니까, 더 잔혹하게 추행하고는 마지막에는 그 여학생마저 바다로 밀어 빠뜨렸어. 여학생도 살려고 배 위로 다가오자, 또다시 삿갓대로 밀어버려서 결국 여학생도 그렇게 살해당했지.

또 다른 희상자들
커플은 여행 가서 연락이 안 된다며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했고, 마지막으로 찍힌 CCTV에는 선착장으로 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대. 근데 여학생이 119에 무려 4번이나 전화를 걸었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어. 통화 내내 엔진 소리만 들리고 구조 요청은 연결이 안됐다고 하더라.
며칠 뒤, 바닷가에서 여학생 시신이 먼저 발견됐고, 그 이틀 뒤에는 남학생 시신도 발견됐어. 바닷물에 너무 오래 있어서 시신 상태도 말이 아니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경찰이랑 해경은 이 사건을 뭐로 판단했을거같아? 타살 증거를 못 찾았다고 "동반자살로 인한 추락사"로 종결해 버린 거야. 초기 수사를 개판으로 한 거지.
그렇게 찜찜하게 사건이 묻히는 줄 알았는데, 2007년 9월 25일.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서 똑같은 사건이 또 터지고 말았어. 오종근은 이번엔 24살 직장인 여성 두 명, 안 씨랑 조 씨를 똑같은 수법으로 배에 태우고 살해한 거야. 살인에 맛을 들렸나? 연쇄살인범이 된 거지.
다음 날 시신 두 구가 떠밀려와서 발견됐는데, 이번 사건은 첫 번째 사건이랑 달랐어. 피해자 중 한 명이 배 타기 전에 우연히 휴대폰 빌려줬던 30대 여성한테 문자 하나를 보냈어. 내용은 "저희 아까 전화기 빌려드린 사람인데요 배 타다가 갇힌 거 같아요 경찰 보트 좀 불러주세요." 이 문자 한 통이 결정적인 단서가 된 거야. 경찰에 대신 신고해 달라고 요청한 거지.

범인이 잡히다.
문자를 받은 여성이 뭔가 이상함을 직감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그제야 경찰은 부랴부랴 수사를 시작했어. 그전에는 동반자살이라고 해놓고는, 연쇄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 탐문 끝에, 사건 당일에 정박 위치가 바뀐 단 한 척의 배를 찾아냈어. 그리고 그 배의 주인이 바로 오종근이었던 거지.

배를 수색했더니 피해자들의 신용카드, 볼펜, 머리끈, 머리카락 같은 유류품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 거야. 빼박이지, 오종근은 집에서 숨어있다가 체포됐어.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내용을 보니, 두 번째 살인에서는 한 명을 가둬두고 다른 한 명을 먼저 살해한 뒤에 나머지 한 명도 바다에 빠뜨렸대. 마지막 피해 여성은 격렬하게 저항하다가 같이 물에 빠졌는데, 오종근은 혼자만 살아 나온 거야. 그리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피해자를 삿갓대로 잔혹하게 내리쳐서 죽여버렸지.

그렇게 죽인 사람이 무려 4명. 그것도 이유 없이, 단지 성적 욕망을 채우려다가 죄 없는 사람들이 보성의 바닷속에서 희생됐어.
뻔뻔함의 끝판왕. 반성이 뭔데?
오종근은 경찰 조사받을 때 얼마나 기가 막힌 줄 알아? 두 번째 사건, 즉 20대 여성 2명 살해한 건 인정했대. 근데 1차 사건 대학생 커플은 실족사했다, 난 죄 없다, 배 태워달래서 태워주고, 빠진 사람 신고 안 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대. 어린 남학생을 삿갓대로 때려 익사시키고, 여학생도 죽여놓고 실족사라고?
경찰이 증거 잡으려고 진짜 발악을 했어. 1차 사건 남성 피해자 바지에 붇은 페인트 얼룩, 오종근이 썼다는 삿갓대, 그리고 여학생이 119에 전화 시도한 통화 기록. 근데 페인트 얼룩은 성분이 다르고, 삿갓대에서는 DNA도 안 나오고. 그나마 배 엔진 소리가 같다는 거 하나 건졌는데, 증거로는 부족했단 말이지. 이쯤 되면 경찰들도 답답해서 미쳐버렸을 거야.
근데 여기서 진짜 '기적'같은 일이 두 번 일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었어
1차 사건 여학생 피해자 아버지가 담당 검사한테 "내 딸은 디지털카메라를 늘 거지고 다녔다, 혹시 거기 증거가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제보를 한 거야. 그런데 망망대해에 빠진 카메라를 찾을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

그런데 이 미친 일이 일어나. 어느 날 어선의 쌍끌이 어망에 피해자랑 똑같은 기종의 디지털카메라가 걸려 올라온 거야. 와.. 이게 말이 되나? 그리고 더 소름 돋는 건, 해수에 잠겨 있던 그 카메라의 메모리를 국과수가 복원해 내는 데 성공했어. 하늘이 도운 거지.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이렇게 결국 증거가 확보됐고, 오종근은 4명 살인 혐의로 기소됐어.
사이코패스 노인 오종근
이 사건이 유독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유가 뭔지 알아? 범인이 일흔을 바라보던 노인이었고, 피해자들이 무려 50살 가까이 차이 나는 젊은이들이라는 점 때문이었어. 보통 범죄는 젊은 사람이 노인에게 저지르는 경우가 많지, 노인이 할 짓이라고는 흔하지 않은 일이니까.

오종근은 165cm의 왜소한 노인네였지만, 평생 어부 생활로 다져진 완력과 뛰어난 수영 실력을 가지고 있었대. 바다 위 환경에도 익숙했지. 반대로 피해자들은 수영도 못 하고, 배 위 상황도 익숙지 않은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고, 결정적으로 그 누가 이렇게 '인자한 할아버지'코스프레하는 노인이 악마로 돌변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완전히 방심한 상태에서 기습당한 거야. 젊은 남자 피해자도 마찬가지고. 사람 둘을 동시에 상대하지 않고 한 명씩 분리해서 상대하는 치밀함까지 보인거지.
그리고 오종근의 범행 동기가 "여성의 가슴을 만져 보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래. 뉴스 인터뷰에서도 "유방을 만지려고 했는데 거부해서..."라고, 늙었으면 점잖게 늙지 하..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수사했을 때 얘기를 들어보면 진짜 소름 돋아. 수사관들 앞에서는 고압적이고 뻔뻔하게 굴던 오종근은 권일용 교수가 '경찰청에서 왔다'라고 신분 밝히니까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이렇게 힘없는 내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해코지를 하냐"면서 30분 넘게 불쌍한 노인 코스프레를 시전 하더래. 근데 권일용 교수는 이미 다 보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안 통했지. 그 순간 "이 사람 정말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대.
가족마저 등 돌린 말로
오종근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야. 절대 자기 잘못 인정 안 해. 모든 걸 남 탓, 환경 탓, 운명 탓으로 돌리더래.
"배를 공짜로 얻어 타려 한 저놈들 잘못이다"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단추를 안 잠그고 떡 벌려 놓은 상태에서 젖꼭지만 가린 채 유방이 불룩 나와 그런 생각이 들게 했다." (근데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들 실제 옷차림은 오종근 말하고 전혀 달랐대)

"죽을 운이 뻗쳤다", "팔자가 그렇다", "걔네들이 운이 없었고 불쌍하다", "나랑 걔네가 서로 죽이고 죽으라는 팔자로 태어났는가 보다"

이딴 망언을 지껄인 거지. 진술할 때도 전혀 감정 없이 자기가 저지른 범죄를 생생하게 설명했대. 유영철 같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들이랑 똑같은 특징이지.
끝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대. 어쩌다 눈물 보인 것도 "내가 억울하다", "경찰이 때렸다" 같은 자기 자신만 불쌍해하는 악어의 눈물이었을 뿐.
결국 가족들도 치를 떨고 면회를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대. 수감 중 기자 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제일 충격적인 건 뭔지 알아? 장남이 아버지 때문에 받은 충격으로 사건 1년 뒤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근데 오종근은 "큰아들이 왜요?"라는 말만 할 뿐 자기 자식 죽은 것도 관심 없었어. 아들도 그렇고 , 아내도 고향 떠나고, 딸마저 아버지고 뭐고, 그런 짓 한 사람이랑 난 상관없다. 이제 모르는 사람이라고 절규했대. 한마디로 가족들에게도 완전히 버림받은 거지.

재판
1심에서 고령수로는 이례적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어. 근데 오종근은 여기서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 대체 형벌이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위헌법률 심판까지 제청했대. 끝까지 자기 목숨 살려고 발악을 한 거야.
다행히 헌법재판소에서 사형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려. 14년 전에는 7:2로 압도적이었는데, 이때는 5:4로 진짜 아슬아슬하게 합헌 결정이 났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지 않는다, 극악무도한 범죄에는 사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었지.
결국 광주고법, 대법원 다 오종근의 항소를 기각하고 사형확정! 그는 대한민국 최고령 사형수로서 광주 교도소 1번 방에서 지내게 됐어. 그리고 오종근은 2024년 7월 30일, 복역 17년 만에 교도소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대. 지은 죄에 비해 너무 편안하게 간 거 아닌가 싶다. 사망 소식은 무려 11개월이나 지난 2025년 6월 29일에 알려졌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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