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울산에 사는 13세 여중생 최양의 동생이 우연히 전화번호를 잘못 눌러 밀양의 한 남고생과 연결되었다.
밀양 연합이라는 비행청소년 집단의 일원이었던 김모군은 최양과 온라인 채팅을 주고받으며 6개월간 신뢰를 쌓았다. 그는 의도적으로 최양의 경계심을 무너뜨린 후, 2004년 1월 "밀양에 놀러와"라며 그녀를 유인했다. 경계심을 풀어버린 최양은 여동생과 함께 밀양으로 향했다.

2004년 1월부터 11월까지, 최양은 밀양시 전역에서 44명의 남고생들에게 반복적인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여인숙, 마을버스, 축사, 비닐하우스 등 상상할 수 없는 장소에서 그녀는 폭행당하고, 성폭행당했으며, 이 과정은 캠코더로 촬영되었다.
가해자들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 "부모님께 알리겠다", "학교에 연락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으로 최양을 철저히 통제했다. 공포와 수치심에 사로잡힌 최양은 11개월 동안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특수강간, 특수상해, 불법촬영 및 유포, 공갈, 협박 등 최소 6개의 중범죄가 자행되었다. 가해자들은 최양의 여동생과 친척까지 불러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등 범죄의 경계를 계속 넓혀갔다.
최양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눈여겨본 이모가 진실을 알아내고 2004년 12월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 경찰은 밀양과 창원 일대에서 가해자들을 체포했지만, 수사과정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을 알렸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을 비공개로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 경찰관은 최양에게 "밀양 년도 아닌 게 뭣하러 여기 와가 밀양 물을 흐려놓노", "네가 먼저 꼬리 친 것 아니가", "(가해자들은) 미래에 밀양을 이끌어 갈 사람"이라는 믿기 힘든 폭언을 퍼부었다.
성범죄 피해자 조사 시 여경 동석이 기본 원칙임에도, 최양의 요청을 무시하고 남성 경찰관만이 조사했다. 범인 식별실이 있음에도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은 조사실에서 대면하게 하는 등 기본적인 수사 원칙조차 무시되었다.


충격적이게도, 밀양 성폭력 상담소가 2005년 지역주민 6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4%가 '밀양 성폭행 사건의 책임은 여자에게 있다'고 응답했다. 밀양 시장은 이 결과를 부정하려 했으나, 실제로 성인 주민들이 인터뷰에서 명백하게 피해자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였다.
가해자 부모들은 "왜 피해자 가족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 하노?", "지들이 딸자식을 잘 키워서 이런 일이 없게끔 만들어야 맞제", "여자애들이 와서 꼬리 치는데 거기에 안 넘어가는 남자애가 어디 있노?" 등의 망언을 일삼았다.
수사가 시작된 날, 최양은 가해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어디 제대로 사나 보자", "니 몸조심 해라"라는 협박을 받았다. 경찰의 보호는 전무했다.


44명의 가해자 중 단 7명만이 구속 수사를 받았으며, 결국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지역 경찰과 주민의 비호 아래 사건은 유야무야되었다.
2005년 3월, 사건 발생 후 갑자기 나타난 최양의 아버지는 가해자 부모들과 함께 찾아와 합의를 강요했다. 압박에 못 이겨 최양은 5,000만 원에 합의했지만, 이 돈은 그녀에게 단 한 푼도 전달되지 않았다. 대부분이 친척들에게 착복되었고, 최양은 필요한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이후 아버지는 알콜의존증으로 사망하였다.
최양은 성폭행의 신체적 후유증으로 산부인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정신적 트라우마로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심각한 우울장애와 정서 불안으로 결국 폐쇄 병동에 입원하기도 했다.
서울로 피신하듯 이사 간 뒤 최양은 가까스로 전학하여 새로운 삶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처벌을 받았던 가해자들의 부모들이 최양이 다니는 학교까지 찾아와 온갖 행패를 부리며 가석방 '탄원서'를 요구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피해자는 고통받는데, 가해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심지어는 피해자를 찾아가 괴롭히기까지했다.
시간이 흘러 사건이 발생한 지 20여 년이 지난 2025년. 당시 십대였던 가해자들은 이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있다. 놀랍게도 이들 중 일부는 교사, 공무원 등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 할 직업을 갖거나, 유명 음식점을 운영하며 버젓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다시 한번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반면 피해자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끔찍한 기억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끔찍한 범죄에 가담했던 44명의 가해자에게 과연 합당한 처벌이 내려졌을까?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사법 시스템이 가진 맹점과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44명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다음과 같았다.
기소: 10명 (구속 7명, 불구속 3명)
소년부 송치: 20명
공소권 없음: 13명 (2004년 당시 성범죄는 친고죄였기에, 피해자 아버지가 돈을 받고 합의하자 기소 자체가 불가능.)
타청 송치: 1명 (다른 사건에 연루되어 조사가 이관.)
결과적으로, 이 사건으로 제대로 된 '기소'를 받은 가해자는 10명에 불과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10명조차도 소년부로 송치되어, 단 5명만이 소년원에 송치되었고 나머지 5명은 고작 사회봉사 명령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이다. 소년원에 간다고 해도 이는 '형사 처벌'이 아닌 '소년보호처분'의 일종으로, 법적인 전과가 남지 않는다. 사실상 단 한 명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은 것.

피해자는 11개월 동안 겪었던 지옥 같은 고통과 그 후의 처절한 2차 가해로 삶이 파괴되었는데, 가해자들은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고 사회로 돌아갔다. 사법 시스템은 피해자의 편이 아닌, 오히려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이 비상식적인 결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현실은 영화 '한공주'와 드라마 '시그널'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유튜버에 의해 가해자들의 충격적인 근황이 공개되면서 다시금 국민적 공분이 일었났다.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된 인물 중 한 명은 경북 청도군의 유명 식당에서 일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한 유튜버가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의 SNS에 "행여나 내 딸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다 없애주겠다", "평생 아빠 옆에서 아빠가 벌어주는 돈이나 쓰면서 살아라!"와 같은 망언을 남기며, 피해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뻔뻔한 태도를 보여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해당 식당은 유튜버 백종원이 다녀가며 '맛집'으로 알려졌지만,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별점 테러'가 이어졌었고, 식당은 휴업에 들어갔으나 불법 건축물로 확인되어 철거 되었다.(현재는 가게이름도 바뀌고 이전하여 영업중으로 알려졌다) 식당 업주는 해당 가해자가 조카 관계이며 1년 전 사실을 알고 그만두게 했다고 해명했지만, 가해자가 유튜버에게 신상 공개를 '개인정보 침해'로 신고하는 등 반성 없는 모습에 분노는 더욱 커지기만 했다.

주동자 외에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은 유명 수입차 딜러사 전시장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신상이 공개된 지 불과 하루 만에 해당 남성은 근무하던 딜러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딜러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발 빠르게 정리되었다. 과거에도 이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일부는 취업이 무산되거나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는 사법 시스템이 외면했던 정의가 시민들의 '사적 제재'를 통해 뒤늦게나마 이루어지는 복잡한 상황을 보여줬다.
그러나 가해자 이외에도 밀양 성폭행 사건과의 관련성이나 가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도 신상이 공개되어 버렸다.
25년 5월, 유튜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로 징역형에 선고 받다.
유튜버 A씨(전투토끼 채널 운영자)는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자신의 채널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동의 없이 공개하고,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협박과 강요를 통해 사과 영상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었다.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유튜브 수익금 782만 원가량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또한, A씨의 아내이자 공무원이었던 B씨는 근무 중 불법으로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수십 명의 개인정보를 조회하여 남편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5년 10월, 50대 유튜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신상공개를 재가공하여 채널에 올려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56세 최 모 씨에게 징역 8개월과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됐다. 최 씨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유튜브 '나락보관소'의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영상을 재가공하여 자신의 채널에 올린 혐의를 받았다. 그가 게시했던 영상에는 가해자들의 사진, 개명 전 이름, 출신 학교, 심지어 거주지나 직장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50대 유튜버 최씨가 재가공한 원본 영상을 제작한 '나락보관소' 채널 운영자 유튜버 30대 김 씨 역시 기소되었으며, 재판은 25년 10월 29일에 진행된다.
이러한 판결들은 비록 밀양 사건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더라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사적 제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법부의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법원은 정의 구현의 열망은 이해하지만, 그 방법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거나 무고한 이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잊혀지면 안될 범죄사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잊혀지면 안될 범죄기록 : 마포 오피스텔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1) | 2025.11.12 |
|---|---|
| 잊을 수 없는 엽기적인 사건 : 포천 빨간고무통 살인사건 (1) | 2025.11.10 |
| 1975년 대한민국, 피로 물든 55일의 악몽 : 연쇄살인마 김대두 (0) | 2025.10.25 |
| 이번 캄보디아 대사관 대처를 보며.. 과거 대사관 전화 박대 사건이 생각나 (0) | 2025.10.22 |
| 천사같은 모습에 속아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어금니아빠' 이영학 (0) | 2025.10.21 |